4. 퇴근 후 에는 또 다른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마음이와 함께한 60일에서 64일
"마음이를 보고 있으면 힘든 것도 잊는다"
마음이 60일.
퇴근하고 집에 오니, 마음이가 귀여움으로 터질 듯한 얼굴로 날 반겨준다.
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지만, 마음이를 보고 있으면 모든 고민이 잠시 사라진다.
그런데 요즘 젖병을 자꾸 거부하는 바람에 새 젖병을 샀다.
이번에는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젖병 하나 바꾸는 것도 이렇게 고민이 된다.
은희가 요즘 특히 더 힘들어 보여 걱정이다.
나도 힘들지만, 은희는 더 힘들 거다.
내가 더 잘해야 하는데…
"끙아는 꼭 몰래몰래 하는 녀석"
마음이 61일.
오늘도 퇴근 후 집에 오자마자 마음이를 봤다.
왠일로 바운서에 앉혀 모빌을 틀어줬더니, 낑낑거리지 않고 한참을 바라본다.
보통 3분도 안 돼서 "안아줘!"라고 보채던 아이였는데,
30분을 혼자 모빌을 보며 조용히 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이제 마음이도 혼자서 잘 노나 보다!"
…하고 생각한 것도 잠시.
안아주고 나서야 알았다.
"이녀석… 아빠 몰래 끙아했구나?" 😭
목욕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또 폭풍 끙아라니.
도대체 왜 끙아할 때는 이렇게 조용한 걸까…
"아기가 커가는 모습은 보고 싶은데, 나는 가장이라 돈을 벌어야 한다."
마음이 62일.
오늘은 휴가를 내고,
마음이 예방접종과 은희의 갑상선 검사를 위해 병원에 다녀왔다.
마음이는 생각보다 주사를 잘 맞았지만,
은희의 갑상선 검사 결과는… 좋지 않았다.
물혹 같은 게 보여서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은희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사실 난 너무 걱정된다.
아이 하나 보는 것도 힘든데, 은희 건강까지 안 좋아지면 어떡하지?
오전 10시에 나갔다가 오후 2시 30분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오늘 하루는 병원에서 다 보낸 기분.
그래도 오늘은 회사에 안 가니, 마음이랑 하루 종일 놀아줄 수 있다.
요즘 마음이가 부쩍 모빌 보는 걸 좋아해서 혼자서도 잘 논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하다.
"좀 더 가까이서 아이가 크는 걸 보고 싶지만, 나는 가장이라 돈을 벌어야 한다."
이 사실이 너무 아쉽다.
"집에 오면, 회사 일은 늘 두 번째."
마음이 63일.
"오늘 하루만 버티면, 내일은 주말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내내, 오직 이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일하는 중에 은희에게 연락이 왔다.
"마음이가 하루 종일 찡찡거려서 너무 힘들어."
사실, 오늘은 회사에서 일이 많아 야근을 할 생각이었다.
월요일 검수를 앞두고 밀린 업무도 많았고.
하지만… 그냥 퇴근해버렸다.
회사 일은 언제나 두 번째다.
우선순위는 늘 은희와 마음이다.
집에 도착하니, 은희의 얼굴에 피곤함이 가득했다.
날카로운 목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운다.
"오늘 하루 종일 혼자서 마음이 보느라 너무 힘들었어!"
우선 말없이 집안일부터 했다.
쓰레기를 버리고, 씻고 와서 마음이 기저귀를 갈아줬다.
도저히 저녁을 차릴 여력이 없어서 치킨을 시켰다.
치킨을 기다리며 마음이를 목욕시켰다.
역시나… 머리를 감길 때는 대성통곡을 하지만, 목욕 자체는 좋아하는 녀석.
목욕이 끝난 후, 은희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집에서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은희의 날카로움은 서운함이 아니라, 하루의 고단함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걸 이해해야 하는 남편이어야 한다."
"나는 돈을 벌고, 은희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맞는 걸까?"
마음이 64일.
오늘은 은희의 갑상선 약을 처방받으러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그런데 가는 길에 병원이 오후 1시까지만 운영하는 걸 알고 급히 방향을 틀었다.
병원은 다음으로 미루고, 대신 하얀풍차 빵집에 들렀다.
"은희가 먹고 싶어했던 빵 몇 개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 은희가 많이 힘들어하니, 이런 작은 것이라도 챙겨주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를 타면 불안해하는 우리 성준이는 금방 잠이 들었다.
"우리 성준이는 늘 귀엽지."
그렇게 차 안에서 자는 아이를 보며 생각했다.
나는 돈을 벌고, 은희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맞는 걸까?
"둘 다 힘든데, 과연 이게 맞는 걸까?"
💡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책임의 무게
이번 5일 동안의 기록은 점점 더 부모로서의 책임과 균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어요.
✅ 아이의 성장 과정이 신기하면서도, 부모로서의 무게를 점점 느끼는 아빠
✅ "나는 가장이라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과, 아이 곁에 있고 싶은 아쉬움
✅ 육아로 지친 은희와, 그걸 이해하고 보듬어야 하는 남편으로서의 역할
✅ 집에서는 아이와 아내가 우선이지만, 회사에서는 여전히 책임이 따르는 부담감
✅ 돈과 시간의 선택, 육아와 일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
이제 점점 더 부부로서, 부모로서 성장하는 이야기로 깊이가 더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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