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성장앨범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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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촬영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걱정으로 가득 찼다.

“이렇게 작은 아이를 데리고 어떻게 가지?”

“방지턱을 넘을 때 아이가 힘들진 않을까?”

차로 20분 정도 가야 하는 거리, 그 짧은 시간도 나에게는 큰 여정처럼 느껴졌다.

낯선 환경에서 우리 아이가 낯설어 울지는 않을까? 가는 도중에도 계속 걱정이 되었다.

 

촬영 장소에 도착하고, 예상했던 대로 낯선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마음이의 등을 토닥토닥 해 주면서 아이를 달래고 촬영장에 있는 장난감 소품들을 하나씩 쥐어주며

아이에게 호기심을 느끼게 해 주었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혀서 잘 꾸며진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촬영을 진행하는 내내 아이가 좋아할 만한 장난감과 비눗방울을 동원해 분위기를 풀었다.

아내는 뒤에서 마음이가 웃을 수 있도록 장난감 등을 보여주면서 시선을 끌었고,

나는 사진기사가 부탁한 자세로 아기를 잡아주며 최대한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도록 유도했다.

아직 허리에 힘이 부족해 혼자 앉기도 힘든 작은 아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전력을 다했다.

사진기사는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며 "그렇지! 지금 좋아요!"를 외쳤고,

아이가 한번 웃어줄 때마다 나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짧은 웃음 하나에도 세상이 환해지는 기분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아이를 꼭 안아주며 속삭였다.

“우리 마음이, 너무 잘했어.”

 

집에 돌아오니 녹초가 되었지만 아이를 위해 맘마를 먹이고,

등을 토닥이며 천천히 트림을 시켜주었다. 볼에 뽀뽀를 잔뜩 해주면서 생각했다.

"어쩜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을까."

작은 손, 포동포동한 볼, 간간이 지어 보이는 미소까지. 모든 게 사랑스러웠다.

 

저녁에는 대학교 때부터 친했던 형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형의 딸, 지율이는 처음 볼때는 완전 아기였는데 이젠 3살정도. 말도 조금씩 했다.

그렇게 작았는데 이젠 말도 하네. 너무 신기했다. 나중에 우리 마음이도 이렇게 걸어다니겠지.

 

형이 우리 마음이를 안아보자, 지율이가 조금 불안한 얼굴로 아빠를 바라보았다.

자기 아빠가 다른 아이를 안는 게 못내 서운했는지 고사리손을 움켜쥔 채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웃음이 터졌다. 나는 얼른 지율이를 안아 올리며 말했다.

“우리 지율이, 너무 예쁘다. 삼촌이 내가 안아줄게.”

지율이도, 마음이도. 아이들은 정말 사랑스럽다.

작은 손짓 하나, 옹알거리는 목소리, 천진난만한 표정, 심지어 투정 부리는 모습까지.

모든 것이 세상 가장 귀한 선물처럼 느껴졌다.

아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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