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만 보고도 어떻게 나이를 판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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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나이들어 보이는건 무었때문일까?

내가 처음 생각했던건 두가지.

1. 피부의 색감 및 탄력

2. 피부의 주름.

 

그래서 만약 피부를 하얗게, 그리고 주름지지 않게 한다면 젊어 보일까?

라고 생각하고 출근할 때 사람들의 뒷모습을 봤다.

그런데, 얼굴을 보지 않아도 저 사람의 나이가 대충 보이더라.

 

그러면 반팔티셔츠로 인해 노출된 팔 때문일까?

아니면 옷 스타일 때문일까?

 

긴팔을 입은 사람을 봐도 대충 알겠고,

밝고 화사한 옷을 입은 사람을 봐도 대충 알겠더라.

 

내가 어떻게 이렇게 제한적인 정보만으로 이 사람이

나이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아는걸까?

궁금해서 물어봤다.

 

나의 질문 : 동일한 키와 몸무게의 두 남자가 있다. 헤어스타일도 똑같다.

이 두 사람이 얼굴을 가렸다는 가정하에 한명이 학생이고 한명은 50대라고 소개를 하고 맞춰보라고

하면 전부 제대로 맞춘다. 왜 그럴까? 어디서 힌트를 얻는걸까?

 

그럴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사람이 나이를 판단할 때 얼굴만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키·몸무게·헤어스타일까지 같게 만들어도, 우리 뇌는 몸 전체에서 나오는

수많은 작은 단서를 거의 무의식적으로 합쳐서 나이를 추정합니다.

특히 큰 단서는 자세와 움직임입니다.

20대와 50대 남성이 똑같이 175cm, 70kg이라고 해도 서 있는 모습부터 미묘하게 다릅니다.

젊은 사람은 대체로 골반과 척추가 비교적 곧고, 어깨가 자연스럽게 열리며, 몸의 중심 이동이 빠릅니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사람마다 정도는 다르지만 목이 조금 앞으로 나오거나,

어깨가 말리거나, 골반과 무릎을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 강력한 것이 걷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걷는 사람의 나이를 굉장히 잘 알아챕니다. 보폭, 발을 들어 올리는 높이, 착지 방식,

팔 흔드는 크기, 방향을 바꿀 때 몸을 회전시키는 방식, 출발하거나 멈출 때의 가속도 같은 것들이 모두 단서가 됩니다.

그래서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검은 실루엣처럼 만들어도

움직이는 모습만 보면 대략적인 연령대를 맞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같은 키와 몸무게 ≠ 같은 몸이라는 점도 큽니다.

예를 들어 둘 다 175cm / 70kg이라도 학생은 허벅지·엉덩이·어깨 쪽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많고 허리가 가늘 수 있습니다.

50대는 같은 70kg이어도 근육량이 줄고 복부 지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옷을 입고 있어도 어깨에서 허리로 떨어지는 선, 가슴과 배의 형태, 엉덩이와 허벅지의 볼륨이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특히 의외로 강한 단서가 목과 손입니다.

얼굴을 가려도 목 피부, 손등, 손가락 관절, 혈관, 피부 두께와 주름 등에는 나이에 따른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팔이나 종아리가 보인다면 피부 질감과 근육 형태에서도 단서가 추가됩니다.

또 하나는 행동의 속도와 몸을 쓰는 습관입니다.

예를 들어 의자에서 일어날 때, 뭔가를 주울 때, 계단을 오를 때, 휴대폰을 꺼낼 때 같은 사소한 동작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젊은 사람은 한 동작 안에서 여러 관절을 동시에 쓰는 경향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몸을 안정시키면서 움직이는 비율이 조금씩 증가합니다. 물론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이런 걸 의식적으로 분석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누군가에게

"어깨 각도를 보니 50대군."
"보폭이 4cm 짧으니까 나이가 많겠군."

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

뇌가 평생 수천, 수만 명의 사람을 보면서 '젊은 사람의 몸이 움직이는 패턴'과 '중년 사람의 몸이 움직이는 패턴'을

통계적으로 학습해 놓은 겁니다. 그래서 보는 순간 그냥 "왼쪽이 나이 많은 사람 같은데?"라는 느낌이 먼저 옵니다.

실제로 조건을 하나씩 제거해 보면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 더 명확해집니다.

얼굴 → 머리 → 피부 → 옷 → 체형 → 자세 → 움직임 순으로 정보를 계속 없애더라도,

마지막에 움직임이 남아 있으면 여전히 나이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두 사람을 똑같은 옷을 입히고 전신을 가리고 완전히 정지된 실루엣으로 보여주면 정확도는 훨씬 떨어질 겁니다.

그래서 질문하신 상황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얻는 힌트를 순서대로 꼽는다면 저는 대략 이렇게 봅니다.

① 걷는 방식과 움직임 → ② 자세 → ③ 근육·지방 분포에 따른 체형 → ④ 목·손 등의 피부 →

⑤ 옷을 입었을 때 나타나는 몸의 실루엣 → ⑥ 무의식적인 행동 습관

특히 '움직임만으로 나이를 알아차리는 능력'이 생각보다 굉장히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사람의 얼굴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관절 몇 개를 점으로만 표시해서 걷게 해도 관찰자가

성별이나 대략적인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데, 이를 생물학적 움직임(biological motion) 지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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